여가선용 위해 노인시설서 춤 배우는 노인들 많아
실력 붙으면 콜라텍 출입… 일부 ‘꽃뱀’에 당하기도
전문가들 “콜라텍 대체 시설, 범죄 예방교육 필요”


서울 강남구에 사는 A어르신(71)은 요즘 인근 평생학습관 댄스반에 등록해 최근 유행중인 ‘라인댄스’(여러 사람이 줄지어 추는 춤) 배우기에 한창이다. 생전 처음 접한 춤이라 생소하지만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그 재미에 흠뻑 빠졌다.


A어르신은 “수강생들과 줄을 맞춰 서 강사의 구령에 맞춰 이리저리 움직이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B(68·여)씨도 라인댄스를 즐기고 있다. 춤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경험이 있는 그는 간단한 동작의 라인댄스에 매료됐다. B씨뿐만 아니라 다른 수강생들도 “요즘 라인댄스 삼매경”이라고 전했다.


최근 많은 노인복지시설을 중심으로 라인댄스 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라인댄스의 인기는 그간 고령자들에게 불어 닥쳤던 댄스 배우기 열풍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한 복지관 관계자는 “평생학습관이나 노인복지관에서 진행하는 노인 대상 댄스 프로그램은 대부분 무료이거나 한 달에 1만~3만 원이면 참여할 수 있어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많다”며 “30~40여명의 수강생 중 대부분이 70대이며 간혹 80대도 보인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렇게 춤을 배운 이들 대부분은 콜라텍으로 발길을 옮긴다. 댄스 강좌를 통해 실력을 쌓은 뒤 콜라텍을 찾아 그 실력을 펼쳐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콜라텍은 2000원 가량의 저렴한 입장료만 내면 폐장 시간까지 하루 종일 춤을 출 수 있어 많은 고령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춤 열풍’ 이면엔 불륜 등 불순한 목적의 만남이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특히 콜라텍의 경우가 심각하다.


오후 1시 경, 서울 종로구의 한 건물 9층. 머리가 희끗희끗한 남녀 어르신들이 음악에 맞춰 댄스 삼매경이다. 500평이 넘는 큰 댄스홀엔 족히 100명이 넘는 인원이 가득 찼다. 형형색색의 조명이 번쩍이는 가운데 요즘 어르신들 사이 유행 중인 노래 ‘내 나이가 어때서’가 흘러나오자 홀 안 분위기는 더욱 고조된다.


건전한 춤을 즐기는 이들 가운데 짧은 치마와 진한 화장을 한 여성들이 눈에 띈다.
이곳에 나온 지 1년 됐다는 C어르신(74). 홀 가장자리에서 그간 쌓아온 춤 실력을 뽐낸다. 잠시 후, C어르신에게 열 살은 어려보이는 한 여성이 춤을 추며 접근한다. 귓속말을 주고받은 두 사람은 10분 뒤 함께 홀을 나갔다.


한 제보자에 따르면 C어르신처럼 여성을 따라 나갔다 낭패를 본 경우가 수두룩했다. 그는 “심한 경우 가정파탄까지 난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라 콜라텍은 간혹 범죄의 장소로 이용되기도 한다. 

 
지난해 10월엔 60세 여성이 콜라텍에서 만난 77세 남성 어르신에게 신경안정제가 든 음료를 먹인 뒤 모텔로 유인해 금품을 훔치려다 발각된 바 있다. 이른바 ‘꽃뱀’에게 당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콜라텍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그리 부정적이지 않은 편이다. 고령자들의 ‘해방구’가 부족한 국내 현실에선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포크댄스협회 박인숙 회장(69)은 “10년 넘게 어르신들을 지도해본 결과 그분들이 춤을 출 장소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댄스교육을 실시하는 노인복지시설은 요즘 많아지고 있지만, 이들이 마음껏 춤 출 곳은 사실상 콜라텍 뿐”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박인숙 회장은 콜라텍이 지닌 위험성에 대해선 간과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대체할 시설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인숙 회장은 “춤을 추는 장소가 이성간의 만남의 장이 된 현실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를 받아들여 콜라텍을 대체할 시설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며 “또한 해당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에 힘써 그들이 좋지 않은 만남으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백세시대 http://www.100ss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