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 구불구불해 보이면, 노인 실명 원인 1위 '이 병' 의심

 

갑자기 시력이 나빠지고 사물이 휘거나 일그러져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야 한다. 녹내장·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失明) 질환으로 꼽히는 황반변성은 말 그대로 안구의 황반에 이상이 생겨 시력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황반은 눈의 안쪽 망막의 가운데에 있는 신경조직인데, 시각세포의 대부분이 여기에 모여 있고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도 황반이라 시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황반에 변성이 일어나면 시력이 감소하고, 심할 경우 시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 황반변성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실명 원인 1위다. 그러나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노안(老眼)으로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황반변성 환자의 약 15%가 실명에 이른다.

 

황반변성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가족력이 있는 사람, 고혈압, 심혈관질환, 고지혈증(혈액 내 지방이 정상보다 많은 상태)을 앓고 있는 사람, 흡연량이 많은 사람에게도 황반변성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알려졌다. 황반에 이물질이 쌓여 그 부분 망막이 두꺼워지면, 망막으로 전달되는 혈액 양이 줄어든다. 이때 혈액과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새로운 혈관(신생혈관)이 생기는데, 신생혈관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터진다. 그 결과 황반이 붓고 모양이 변형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황반변성이 생기면 가장 먼저 시력이 감소하지만, 그 정도가 크지 않아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다. 한쪽 눈을 가리고 사물을 볼 때 중심부가 흐리게 보이거나 직선이 휘어지고 찌그러져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할 수 있다. 격자무늬로 된 욕실 타일이나 달력을 봤을 때 선이 구불구불하게 휘어져 보이거나 사물의 색과 명암을 구별하기 어렵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황반변성과 습성황반변성으로 나뉜다. 건성은 망막 아래 노폐물이 쌓여 시각세포에 문제가 생기는 것, 습성은 망막 아래 신생혈관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건성의 경우 실명에 이를 정도로 시력이 심하게 떨어지지 않지만, 습성은 변성이 일어나는 초기부터 시력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 습성황반변성은 바로 치료하지 않고 놔두면 2년 이내 환자의 절반 이상이 실명 수준으로 시력이 떨어진다. 건성 역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환자 중 7%가 습성으로 변할 수 있다.

 

황반변성은 수술로 치료한다. 변성에 일어난 부위의 경계가 뚜렷한 경우라면 레이저광응고술을 한다. 이외에도 유리체강내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입술(항체주사), 유리체절제술 등이 치료에 사용된다. 변성이 심하지 않아 당장 수술이 급하지 않은 환자라면,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흡연자라면 무조건 금연한다. 또한 지방 섭취를 줄이고 비타민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와 당근, 견과류 등을 먹는 게 좋다. 등푸른생선이나 올리브유와 같이 오메가3가 풍부한 식품도 도움이 된다.

 

출처: 헬스조선  2017.03.07 18:12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장서인 헬스조선 인턴기자